답부터 이야기하자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점이 많다.
안전한국훈련은 행정안전부의 전신인 소방방재청에서 2005년부터 실시해오는 범국가적인 재난 대응 훈련이다. 처음에는 국가 각부처와 지자체 일부에서 훈련을 실시하다가 2014년 경부터 모든 부처와 지자체를 대상으로 훈련을 하고 평가를 실시했다.
일반인이라면 “어디선가 들었는데?” 정도일 것이고, 공무원이라면 을지훈련 수준으로 매년하는 연례행사로 알고 있을 것이다.
매년 정책에 따라 달라지지만, 1년에 1번 혹은 2번을 실시한다.
훈련은 크게 도상훈련, 즉 탁자 위에서 하는 회의식 훈련과, 현장훈련으로 나뉘어 진다.
훈련은 분명 도움이 된다. 공무원들은 귀찮게 여기지만, 안 하는 것보단 하는 게 도움이 된다.
다만, 아주아주 부족하다. 난 항상 재난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게, 영화 속 공무원들이 재난관리를 되게 잘하는 것처럼 느낀다.
진짜 잘한다기보다 현실 속의 공무원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현실속의 공무원은 애초에 재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늘상 겪어왔던 그런 종류의 재난이 아니라면..
훈련의 효율성이 문제다. 훈련은 보여주기식이 진짜 많다. 단체장을 모시는 입장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더 강한 힘으로 그런 의전을 억눌러야 한다. 단체장 회의 같을 걸 하면서 꼭 당부해야한다. 훈련은 보여주기가 아니니까 직원들한테 당부하라고.
안전한국훈련이 안전연극훈련이나 안전의전훈련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훈련 못할 수도 있지. 못하니까 훈련 하는 거지. 행안부도 평가를 너무 억세게 하지 말길. 평가를 많이 할 수록 훈련은 서류가 중요해진다.
사진찍고 서류 만드는 훈련이 아니라, 실제로 협업기관들이 자기 일을 해 봐야 한다.
지금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해도 말만 운영하지, 재난부서가 결국 모든 걸 다 하는 게 현실.
홍보는 홍보부서에서 하고, 건설장비는 건설부서에서 하고, 구호도 복지에서 하고, 만약 그 부서가 일이 안 돌아가면 협업부서의 제2부서도 함께 해야지.
코로나 대응 때 느꼈던 건 고생하는 부서만 계속 고생하고, 대민 부서는 그냥 문 걸어 잠그고 놀았던 게 현실이다.
총괄부서도 보고서 만드는 사람 따로 정보 수집하는 사람 따로, 또 정확하게 교대로 돌리는 곳이 있기는 한가?
교대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방재안전직 등 재난 주력 인력은 무조건 교대로 하는 게 맞다. 지금 거의 365일 재난안전대책본부가 돌아가는 판국에 교대가 아닌 게 이상한 거지. 인건비가 부족하면,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좀더 넒은 범위를 커버하고, 실질적인 일은 실무부서에 시키는 게 맞지.
어쨌든 사람의 체력은 한계가 있고, 교대를 해서 체력이 회복이 안 되면 결국 살기 위해서 일을 줄이게 되고, 그래서 서류 맞추기 일만 하고, 책임 넘기기 싸움이 될 뿐.
난 재난대응조직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훈련이라도 협업부서가 실제로 자기 일을 할 수 있도록 타이르고 확실하게 찝어서 가르쳐 주도록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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